열린 공간에 나라는 존재를 드러내는게 많이 부담스럽다. 언제부터 이렇게 느낀걸까. 돌이켜보면 어릴 땐 이정도는 아니었다.
모르는 사람보다, 아는 사람에게 보여지는게 더 부담스러운 것 같다.
그래, 언제부턴가 너무,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쌓여갔다. 나를 잘 아는 사람일수록, 가까운 사람일 수록, 내가 경험한 부정적인 일들을 공유하고 싶지 않다.
근래의 몇 년 동안은, 정말 많이 쌓였다. 이상할 정도로. 뭔가가 날 불행의 구덩이로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. 아무리 잘 해보려고 해도, 내가 가진 감각으로 아무리 조심해도, 끊임없이 사고가 일어난다. 뺑소니처럼.
고통, 불안, 초조, 우울, 이런 감정들을 정말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. 역시 뭔가를 깨닭고 보는 세상은, 이전과 많이 다르다. 난 배우고 깨닭는 것에서 정말 많은 즐거움을 얻지만, 이 깨닭음은 다르다. 판도라의 상자란 이런 것이구나.
더 이상 이런식으로는 감당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.
혹시 날 아는 사람이 지금의, 앞으로의 글을 보더라도, 굳이 아는 척은 안해줬으면 좋겠다.
우울한 이야기가 많을 것 같지만... 밝은, 기분좋은 이야기도 많이 쓸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.